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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1/14 오후 공친 날



 



2008/12/31 - [............문답] - 음악바톤 적을 때, 물건을 오래 쓰는 타입이라며 안 어울리는 자랑질을 했더니만 갑자기 MP3가 고장났다. Hold 상태로만 인식되어 전원조차 켜지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뭔 말을 못해..


수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은 맘먹고 노원역을 찾아가 아이*버 a/s 센터를 방문했다. 직원은 접수증을 끊어주고 1시간 반 있다가 다시 오라고 한다. 이 엄동설한에 어딜 가란겨..!! 따뜻한 센터에서 잠시 인터넷을 하고 잡지를 훑어봤지만 영 시간은 흐르질 않아서 결국은 밖에 나왔다.


인근 롯데백화점에 가니 프리미엄 세일기간이라 사람이 많다. 1층부터 7층까지 설렁설렁 둘러봤지만 딱히 사고 싶은 물건은 없다. 다른 이들도 아이쇼핑이 대부분인듯, 손가방만 쥐고 요리 기웃 조리 기웃하는 풍경이다. 특히 부인복 매장은 개점휴업 상태. 남편이나 애들옷 사줄 돈도 없는데, 자기 옷 사입을 여인네가 있겠나! 점원들의 메마른 표정이 그저 우울함을 감춘 포장인가 싶어 애처로웠다.


대강 둘러보고 나오니 은근히 허기가 올라와 던킨 쪽으로 이동하니 사람이 많다. 옆옆 매장은 파리바게트인데 들어가는 손님은 많아도 빵만 사가지고 나오느라 카페석은 텅 빈 상태니 "옳거니~" 하고 들어갔다. 빵과 커피를 사서 창가 쪽에 자릴 잡으니 정면에는 떡볶이와 오뎅을 파는 노점상이 천막을 치고 영업중이다. 3-40분 가량 커피를 홀짝이는 동안 노점상을 방문하는 손님은 없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간혹 눈이 마주치기도 하지만 바깥의 사람은 황급히 고갤 돌리는 반면, 나는 앉은 자의 여유로 뒷꽁무니가 안보일때까지 그 사람을 쳐다본다. 꼬마들은 끝까지 나랑 눈을 맞추다가 마지막에는 서로 웃으며 헤어진다. 내가 커피 한잔을 놓고 이렇게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본 것이 얼마만이더라. 빵집에서는 전혀 내 취향이 아닌 최신가요를 틀어놨지만, 어쨌든 난 따뜻한 곳에서 맛없는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때우는 입장이니까 아무래도 좋아~


좀이 쑤셔 밖으로 나와서 많은 사람들과 횡단보도를 건너고, 지하철역 구내에 있던 천원샵에 들러 감자깎는 칼과 손톱깎이와 눈썹정리칼을 샀다. (온통 '날'만 샀구먼..) 세월아 네월아 걸어서 a/s 센터로 되돌아가니, 내 MP3의 수리가 완료되었다고 알려준다.


- Hold 버튼을 새로 교환해드려서 11,000원 입니다. 이전에 저장된 정보는 모두 삭제되셨구요.

- 아, 네.

- 그리고 기기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펌웨어 방식으로 바꾸어 드렸어요. ^^

- 펌웨어가 뭡니까?

- 지금까지는 파일 담으실 때 프로그램 쓰셨잖아요? 이제부터는 컴에서 직접 옮기실 수 있어요.


집에 와서 직접 써보니 아직은 편한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저녁엔 Run To You 를 틀어놓고 춤추면서 설겆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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