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기 가야금 작품집 [밤의 소리]를 들으니, 실제로 어둔 바깥에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주방장갑 한 끝을 태워먹어서 행주쪼가리를 붙여다가 기워놓은 것을 보고, 누가 궁상맞다고 그런다.
이상하게도 손에 익어버린 것들은 버릴 수가 없다. 사놓고 쓰지않은 물건은 잘도 남을 주면서..
인연이 닿아버린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사람에게도 적용시킬 줄 알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
아토피가 전에 없이 기승이라 요즘 약을 좀 먹었더니, 잠을 잘 자게 되었다.
한창 스트레스 받을 때 두 시간 정도 누웠다 일어나는 수면장애로 애를 먹었는데, 이번엔 그 스트레스가 온 몸에 열꽃으로 피었는지 종아리 부분은 샤워할 때마다 쓰라릴 정도로 피딱지가 앉았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먹는 약이 세트리진 성분이라서 먹으면 나른하고 졸립고 그런다. 병원 가보라는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자가처방해버렸다. 내가 한 때는 피부과에 가보긴 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한 터이다.
지난 번 포스팅한 [쌍화점]에 등장하는 '거세'라는 단어때문에 방문자가 많이 낚여들어왔던데,
말 나온 김에 관련된 이야기 하나 더 해줄까?
주전자를 닦고 있던 80대 노파 앞에 '뿅~!' 하고 요정이 나타났다. (주전자의 요정?)
" 이봐, 노파. 내가 3가지 소원을 들어줄 테니 어서 말해 보라구. "
노파는 얼른 놀란 정신을 추스리고 요정 앞에 무릎을 꿇었다.
" 아아, 요정님! 우선 저를 젊은 나이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그리고 큰 부자로 만들어주세요.
마지막으로, 제가 키우는 저 고양이를 멋진 왕자님으로 만들어 주세요! "
요정은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었고, 무지개빛 연기와 함께 노파는 젊은 미녀로 변신하였다.
작은 집은 커다란 궁궐로 바뀌었으며, 고양이가 누워있던 낡은 깔개 위에는 너무도 잘생긴 왕자님이 서 있었다.
미녀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왕자에게로 뛰어가 안기는 순간, 왕자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 흐흐흐... 이 정도면 모파상의 [목걸이]에 견줄만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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