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날 아침을 사흘 지난 된장국에 냉동만두 넣어서 끓여먹는 것으로 시작했다.
올해는 소띠해라고 한다. 나야말로 우직하게 일만 해야할 한 해다. 내 이력을 살펴보니, 무얼 해도 항상 1-2년에 머물던 것이 한계라서 참 민망했다. 사람이 진득하지 못하게 왜 그랬나.. 역마살이 낀 건가.. 벼라별 생각 다 들지만, 내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니까 일단은 그냥 넘어가본다.
친구 하나가 내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이 너도 참 강하다, 강해!" 하고 말해주어서 잠깐 위로가 되기는 했다. 내가 봐도 징그럽게 운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지껏 살아온 게 어디냐. 더 늦기 전에 저질러보고, 열심히 배우고, 정 안되면 다시 시작하는 거고.
새해엔 설화(舌禍) 조심하고, 조급한 성격도 고치고, 더더욱 강한 마음으로 이 난세를 헤쳐나가세!
2.
로또에 몰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안그래도 가격이 내려간 로또에 나눠먹을 머릿수까지 많아지니 간혹 당첨금이 너무 약소할 때도 있다.
제 312 회차 (2008년 11월 22일 추첨)의 1등 당첨금이 1인당 6억 2천만원 (세전) 이었으니,
아마 실수령시엔 30%인가 떼고 4억 가량 받을 거다.
그래서 요새 들은 말 중에 이런 얘기가 있었다.
로또 당첨금 10억~15억 사이인 경우, [집 사고 + 차 사고 + 가게 얻어서 운영 ]
로또 당첨금 5억~10억 사이인 경우, [ 집 사고 + 차 사고 + 직장 다닌다 ]
로또 당첨금 5억 미만인 경우, [ 집 전세얻고 + 직장 다닌다 ]
로또 당첨금 5억~10억 사이인 경우, [ 집 사고 + 차 사고 + 직장 다닌다 ]
로또 당첨금 5억 미만인 경우, [ 집 전세얻고 + 직장 다닌다 ]
결국 로또 1등 되어도 일 해야된다는 이야기다... -_- 대한민국 화이팅!!
3.
신년이 되니 지진이라도 나기 전에 얼른 집안을 좀 정리하고 싶은데, 뭐 하나 버려도 될 법한 물건이 없다.
어릴 때 엄마가 물건을 죄다 끌어안고 사는 바람에 진짜 꼴사나운 방에서 살았는데, 그걸 그렇게도 맘에 안 들어하더니 내가 딱 그 짝이다. 피는 못 속여...
안 읽는 책이 태반인데도 책은 도저히 정리를 못하겠고, 옷도 언젠간 꺼내 입을 일이 생길 거 같다. 근데 왜 청소기는 두 대인거야? 컴은 왜 두 대냐? 전화기는 왜 세 대가 굴러다니고, 두루마리 화장지는 왜 이렇게 많이 사놓은거야? 그리고, 저 영어테이프들은 언제 들어볼꺼니? 저 많은 수첩은 언제 다 쓸 거냐구~!!
아휴..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도 읽고나서 정리해야지. 맨정신엔 절대 난 정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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