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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국내§

너만의 이유 - 황세옥 (1997)











내게는 단순히 취미였고 테라피였던 음악의 역할이,
인터넷생활과 접목되고 나서부터는 상당부분 과시욕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이 노래 알아요? 이 노래는 말이지요.."
하며 어줍잖은 잡상식을 뽐낸다던가, 시대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의 한 토막을 소개한다던가,
그냥 들으면 그저 취객의 습관성 넋두리와 다름없는 주접스런 신파를
계산적으로 바닥에 깔아둔 카펫멜로디의 효과를 빌어, 보다 감상적으로 포장해버리는 재주.



나도 모르게 차곡차곡 쌓이는 중인 호객용 노하우의 실체란, 바로 그런 것이다.



하긴, 내가 실제로 대면하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그닥 나와 음악적 취향이 맞는 사람은 없다.
먹고사는 문제만으로도 치열해서 문화적 취미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사람도 있고,
음악을 좋아하긴 하는데, 하필 내가 추천하는 음악은 어째 구닥다리들 뿐이라며 고개를 젓는 사람도 있고,
취미란 소재 자체를 얘기할 만한 대상이 아닌 사람도 있다.



그러다보니,
평소 가슴 속에 묻어놓고 사는 멜로디라던지, 아니면 우연히 들었지만 반드시 권하고 싶은 곡...들에 대한 대화를
이 곳, 인터넷에서 시도하는 수 밖에 없다.
그저 이웃 간의 의리로 코멘트를 달아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화두에 올린 곡에 대한 추억을 공감하며 함께 나누어주는 분들도 계시므로... 이런 맛에 블로깅 하는거다 ㅋ



한동안 블로그에서 음악을 제공하는 서비스 문제가 잘 해결이 안 되어서..
갑작스럽게 혼자 듣는 생활로 돌아가기도 잘 안되고.. 여튼 음악과 담을 쌓고 지냈는데..
아직 미흡한 점이 있지만.. 일단은 해결책이 등장했기때문에 천천히 적응 중이다.



실은, 어느 유명한 와이프로거의 블로그에 들어가 봤다가..
이것저것 대외적인 활동이 많아져 바쁜 와중에도 적어도 하루 한 개씩, 하다못해 밑반찬 레시피라도
올리는 정성을 보고..적잖이 감복했다. 역시 사람은 책임감이 있어야.. 흐;;



오늘 올리는 곡은 가수생활 당시에도 앨범당 1-2곡 정도는 히트를 쳤던...
노래와는 관련없을 얘기지만, 현재는 배우 최재성의 아내로 더 많이 알려진..
황세옥(씨?)의 97년 앨범 중.. 타이틀 곡 [너만의 이유].



데뷔가 1995년. 그때 1집의 [결론]이 꽤 히트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분이 아마.. 김포 무슨 아가씨 출신이었다는;; 날씬하고 예쁜 분이었다.
연애라는 두 글자와 정말 상관없어 보이는... 고독하고도 어두운 분위기의 최재성과
어느날 갑자기!! 결혼한다는 기사가 떴을 때는 어찌나 뜬금없던지...



두 사람을 떠올리면 각자 따로따로 연상되면 됐지.. 도대체 사귄다는 것 자체가 그림이 안 나와서;;
황세옥에게 뭔... 말 못할 문제라도 있는건 아닐까... 의심할 정도였지만;
여지껏 잡음없이 잘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선.. 역시 사람은 외모로만 판단해선 안된다.. 흐;;



97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사회로 방출되서 직장생활 초년생으로 버벅댈때라,
정해진 퇴근시간을 한참 넘겨.. 사장님이 느릿느릿 퇴근을 許하시고 ㅠㅠ 간신히 사무실에서 탈출하면...
당시 사귀던 남친과 호프집에서 만나 첫 잔을 부딪히고 징징대기 시작할 때...
그 시절에 많이 들었던 곡일 것이다.



자백하자면... 다른 곡을 검색하다가 얼렁뚱땅 걸려들어 낚은 곡인데 ㅋ
앨범 연도를 보고선 그 시간들이 생각나 한번 소개해본다...
보이쉬하면서도 귀여운 voice다. 고음 처리도 깨끗하고.. 실력있는 가수였다.
근데.. 랩하는 남성.. 음성이 어쩐지 낯익은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