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잘 봤다. 성적이 좋을거란 뜻은 아니고, 제대로 찾아가서 열심히 치르고 왔다는 말이다.
어제만 해도, 전혀 준비 안된 상태에서 시험을 보게 되었다는 현실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취소하면 응시료를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를 알아보고 다녔다. 역시나 소정의 금액만 돌려받을 수 있었으므로 어차피 이리 된 것, 상식테스트 정도로 마음 먹고 응시하기로 했다.
딱히 참조할만한 책도 가진게 없고, 기출문제라고 인터넷으로 서비스해주는 내용도 극히 일부에 불과해서 간밤엔 무작정 놀았다. 기분도 꿀꿀하니 제프 하디랑 엣지 나오는 WWE 철창경기를 감상했다;; 철창경기란 새장같은 둥근 철창 안에서 이뤄지는 프로레슬링이다. 철창 안에 링이 있고, 링의 네 귀퉁이에 각각 1인용 철창이 또 마련되어있어, 그 안에 다른 선수가 대기하고 있다가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한 명씩 추가로 투입된다.
하여튼 내가 본 경기는 2.15일 방송된 경기로 챔피언인 엣지에게 제프 하디가 뎀벼서 싸우다가 다음엔 코슬로프, 빅쇼, 트리플H, 언더테이커의 순으로 등장하는 경기였는데, 엣지는 생각보다 일찍 끝이 났고, 결국엔 트리플 H의 승리. 역시 노장이며 전설인 존재 언더테이커가 끝까지 트리플H를 상대했지만, 뭐 예상대로 챔피언벨트는 갖지 못했다. 아무래도 트리플H가 짱을 먹게 된 경위는, 얘가 빈스 맥마흔 (WWE 회장)의 딸인 스테파니의 남편이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막상 불쌍한 것은 제프 하디. 얘가 인기가 좀 있다보니 아무래도 출연분을 늘리려는 수작이었는지 더럽게 오래 버티다 다운되어 버렸다. 챔피언 엣지는 제프가 책임지고 청소를 해줬건만, 뒤이어 나타난 애들 앞에선 기운이 빠져서 대부분 얻어터지다 집에 갔다는...;;
한때 요시히로 타지리라는 일본선수가 참 잘생겨서 맘에 들었는데, 어느핸가 보따리 싸서 일본으로 가버렸다. 그 뒤론 소식을 모르겠다 -_-;; 추억의 선수로 에디 게레로도 있는데, 이 사람은 2005년 겨울에 사망. 하긴 WWE 한번이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아무리 쇼라고 해도 저런 폭행(?)을 당하고 과연 제 명에 죽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나도 재미로 보는 사람의 하나지만, 그래도 보는 동안 콜로세움에서 사자랑 노예 쌈붙이고 좋아하는 듯한 잔혹한 인간성을 발견하며 서글퍼질 때도 있다.
아무튼 새벽 2시까지 레슬링 감상하다가 모처럼 일찍 잠들어서 아침엔 무리없이 일어나긴 했는데, 화장을 하네 향수를 뿌리네 여유를 부리다가 하마터면 시험장에 지각할 뻔 했다. 시험장으로 향하는 지하철역 입구의 번호가 인터넷상에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어서 엉뚱한 곳으로 향했던 것이다. 결과는 열흘 정도 기다려 봐야하지만, 이번 시험은 이제 그만 잊어버리고 다음 도전할 종목에나 신경쓸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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