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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이웃을 사랑하라




별로 업데이트를 못하는 날이 이어져도, 나의 블로그에는 정다운 이웃들의 한 마디가 간혹 올라온다. 나는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낯가림이 아니라 괴팍한 성질로 인해서) 인간관계가 상당히 좁은 편인데도, 티스토리에서 2년을 보내는 동안 의외로 충실한 이웃님들을 여러명 get 했다.


성공에 관련된 도서를 읽다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항목이 [인맥을 넓혀라!]인데, 사실 난 성공은 하고 싶어도 인간관계에는 도통 노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지내는 동안 잘 지내려고 용을 쓰긴 하지만 애프터 서비스는 영 꽝이다. 학교를 떠나면 당시 친구들에겐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직장을 떠나면 당시 동료들을 피해다녔다. 굳이 지금 필요없으면 만날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이런 박정한 사람이다 보니 온라인의 관계도 대강 그런식으로 대응해왔다. 헌데 블로그란 것을 처음 가져보면서 이전과는 다른 욕심이 생겨나는 것을 느낀다. 영원까지는 무리라 할 지라도 '이대로 오래오래...'라는 마음이 점차 커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피뢰침을 발명한 것이 프랭클린이었던가? 그가 발명에 성공한 피뢰침을 들고 기쁨에 차서 친구네 집에 찾아갔더니, 그 친구는 " 이게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하고 부정적인 감상을 들려줬다고 한다. 그러자 어이가 없어진 프랭클린이 마침 옆에 있던 갓 태어난 아기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무슨 쓸모가 있나? "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나도 그같은 생각을 했다. 밤을 새워 포스팅을 작성하고, 포스팅 하나를 위해 수없이 많은 정보를 참조하면서 "이게 돈이 벌리는 일도 아니고, 웬 뻘짓인가!!" 하며 스스로 한심해했던 적이 부지기수다. 나는 지금도 블로그로 돈을 버는 사람이 아니거니와 앞으로도 그런 포부는 없지만, 지금은 블로그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하루하루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귀한 인연들이 생기는 것도, 무미했던 나의 인생을 이리도 열심히 관조해 볼 열정이 생긴 것도 거의
asuh.tistory.com 의 공이다.


늘 그렇듯, 시작은 아주 약간의 '희망'과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안'으로 인해 존재의 타당함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어렵지만, 성장하기 시작하면 그 때는 커다란 '기대'와 향하고자 하는 '미래'로 인해 이것이 없어서는 안될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화장실 가기 전과 다녀온 후가 다른 것이 인간의 간사함이라지만, 기왕이면 좋은 쪽으로 몰고 나가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 난 그런 이유로 여러분들을 사랑한다.


어제는 봄비가 촉촉히 내렸지만, 그다지 기온이 내려가진 않았다. 비가 와도 봄이라는 전제가 있으면 크게 춥지 않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3월에 대설이 왔던 해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해의 봄이 취소된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와버리는 봄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운 마음으로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원하고, 당신을 내 곁에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