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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3/13 죽을 맛


1.

치질로 하루종일 집에서 꼼짝도 못했다. 등이 배겨서 잠시 돌아눕는 데도 '억~'하고 자동 비명이 나왔다. 그런 와중에 전화가 와서 끙~하고 몸을 일으켰는데, 쓸데없는 수다를 떨자는 용건이라서 바로 옆에 있었으면 그 사람 때려잡을 뻔 했다.


나같은 경우엔 피로가 극도에 달하면 일년에 한 두번 이런 증상이 찾아오는 데, 이렇게 간헐적인 발병이다보니 병원에 가본 일은 없다. 지난번 직장에서 의자에 앉지도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는 나를 보고 가엾게 여긴 동료가 아는 사람 중에 송도병원 직원이 있다며 대신 물어봐줬는 데, 나 정도면 수술없이 약물치료만도 가능하다고 얼른 병원에 와보라고 권했더랬다. 그걸 무시하고 시간에 맡겨두곤 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앓았더니 정말 죽는 줄 알았다...ㅠㅠ


저녁 무렵에 겨우 기어나가서 타이레놀을 사왔다. 걸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뿐..;;



2.

삼겹살 먹자는 얘기가 나와서 (치질 얘기 뒤에 먹는 얘기냐.. -_-) 번화가에 있는 아는 집을 찾아갔더니, 식당이 만석이다. 발길을 돌려 거리 상황을 보니 무슨 행사가 있는 날인지 인간이 유별나게 많았다. "우리 그냥 피자나 먹을까?" 했더니 좋다고들 해서 근처의 피자헛에 들어갔다. 웬일. 여기도 자리가 없다.


그렇게 두 번을 뺀찌를 맞고 찾아간 곳이 미스터피자였다. 다행히 한 테이블이 비어있어서 간신히. 요새 불경기라메?? 비싼 밥 먹기 정말 힘들다 힘들어. 요즘 한창 선전하는 게살몽땅을 골드 라지로 시키고, 샐러드바 추가하고, 음료까지 더했더니 잘은 몰라도 몇 만원 나올 것 같았다 (더군다나 입이 많아서). 테이블에 놓인 제휴카드 안내문을 읽어보니 SK텔*콤 멤버쉽카드가 있으면 할인도 해주는군. 난 그 카드 집에 놓고 왔다...ㅡㅜ


약간 열받은 상태로 리필 가능한 샐러드만 빈 속에 무지하게 처넣었다. 나 혼자 세 그릇은 먹었나부다... 피자가 나왔지만 다들 맛있다고 대흥분 상태인데 난 맛도 모르겠고.. 한 조각 먹고 나이프 내려놨다. 나중에 계산을 하면서 보니깐 헉.. 이 돈이면 쌀이 몇 가마야.. 신경질나네. 계단을 장식한 문근영 얼굴에다 수염이라도 그려놓을까부다.



3.

불법파일 유통시켰다고 프리챌 대표가 구속되더니만, 이놈의 티스토리 저작권보호 또 제대로 가동되나보다.
지겨워. 지겨워. 뭐 이건 동영상도 아니구만. 까마귀가 날개만 퍼득거려도 배가 후드득 떨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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