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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2/6 그 근원은 하나이다





냉기가 돈다. 날이 춥다. 기온은 낮지 않은데.
다섯 종류가 넘는 시리얼을 섞은 데다 견과류까지 첨가시켜서 우유를 말아봤지만, 맛을 모르겠다.
어지러워. 속이 좋질 않아. 감기기운이라도 있는 건가.


등받이가 불편한 나무의자에 억지로 기대앉아 3시간 여 동안 책을 읽었다.
따분한 걸 좋아하지만 컨디션이 나쁜건 이겨내기 힘들다. 누구든 내 고민을 좀 들어줘.
기대하면 꼭 반대방향으로 일이 틀어지는 이 놈의 징크스. 이렇게 젊은 내가 욕심도 없이 살란 말이냐?


스트레스에 민감한 타입이라, 소심한 마음은 언제나 불안하다. 넌 좋겠다, 대범해서.


베이비로션 - 파우더 - 립스틱의 순서로 화장을 마치고 나니, 크게 공들인 것이 아닌데도 얼굴엔 생기가 돈다.
모처럼 화장을 했지만 나설 곳은 없구나. 화장품도 유효기간이란 게 있다고 하니, 이런 식으로라도 축을 내야지.
보기 좋은 얼굴로 방 안을 지키다가 비싼 클렌징크림을 써서 세심하게 닦아냈다.


치약튜브는 이상하게 두꺼운 재질이라, 애써 입구로 짜 올린 치약이 튜브의 탄력에 의해 도로 밑으로 밀려나온다.
젠장할. 이제 겨우 다 써가나 했더니 끝물에 말썽이네. 세일 때 사다놓은 녹차맛 치약을 빨리 써보고 싶은데.
번뇌는 계속 생겨난다. 번뇌는 정말 108개 맞아? 언뜻 생각해도 그 이상일 것 같은데 말야. 하긴 조리퐁도 직접 세어본 사람이나 그 수를 알겠지. 짐작만으로는 경험자를 못 당한다.


어려 어려. 아직 애야. 순간 나타났던 헛된 망상에 놀라 정신을 차렸다. 선문답같은 내 안의 대화도 이젠 좀 질릴 때가 되었다 싶다. 영혼이 허해서 악몽을 꾸는 것일테니, 노력해서 좀 쎄게 나가라. 다음에 기회 오면 그땐 잘 해.
허나, 이번 일은 참으로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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