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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3/14 화이트데이 - 무조건 올인해서 놀아보자





흠, 요즘 다른 카테고리를 죄다 무시하고 소소만 올리네요. 빨랑 적고 끝내고픈 마음이 큰갑쥐..?
화이트데이를 맞아, 토요일을 맞아, 칩거 생활을 청산하고 병든 몸이지만 얼굴에 분 쳐바르고 뛰쳐나갔습니다.



1.

오전에 [워낭소리] 감상.
'화장했으니까 울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다들 육우를 기르느라고 일하는 소는 찾기가 힘들다는 걸 알았네요. 농기계의 발전으로 소의 노동력이 굳이 필요없기 때문이지만 말입니다. 예상과는 달리 할머니의 가식없는 대사가 줄줄이 압권입니다. 소의 눈빛 연기, 할아버지의 표정 연기도 좋았지만요. 저도 괜히 남한테 쿨하게 보일 생각일랑 집어치우고, 할머니처럼 아쉬운대로 팔자타령해가면서 늙어야겠어요.

짧아서 고른 영화였는데 (점심일정이 있어서), 와우.. 이건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스트라이크 존입니다.
뼛골 빠지게 일해서 자식 길러주시는 부모님 사정이라던가, 융통성없을 정도로 고집스럽게 땀흘려 일하는 늙은 촌부의 모습이라던가, 연애도 없이 결혼하고 수십년을 살아와서 사랑이니 정이니 갖다 붙이기도 면목없는 노부부의 빈한한 일상. 거기에 덧붙여 죽노동을 하느라 엉덩이뼈 불거질 정도로 말라배틀어진 늙은 소 한 마리.

남들은 다 잘나 보이는데 난 이게 뭔가 싶었던 분들은 이런 영화 보시고 본인이 얼마나 누릴거 다 누리고 살아왔는지 깨달으셨으면 좋겠네요. ㅋㅋㅋ



2.

점심식사하러 과천에 있는 [본가 갈비집]으로 행차.

갈비를 먹으러 간 것이 아니올시다. 11시 30분부터 2시까지만 한정판매하는 갈비탕 먹으러 갔습니다. 한 그릇이 8천원인데, 이건 물 반 고기 반.. 아니 국물 반 쇠고기 반. 숟가락질만하면 고기가 건져집니다. 너무 풍부한 고기로 인해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그 곳~ ^ㅠ^ 게다가 주차장 완비 (버스따위론 찾아가기 힘들다;;) .

먹고 난 후의 뿌듯함을 누가 알리오. 옆 테이블의 아주머니가 한숨을 쉬십니다.

" 이건 어떻게 된게  먹어도 먹어도 끝이 안나..;; " ㅎㅎㅎ~



3.

둥글어진 배를 두들기며 향한 곳은 [서울대공원]. 놀이동산 있는 서울랜드 말고, '미술관 옆 동물원'이 있는 서울대공원입니다. 코끼리 열차를 타면 1인당 8백원으로 기운빼지 않고 동물원 입구에 내릴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프트를 탈 경우 1인당 5천원의 요금으로 더 높은 곳까지 갈 수가 있어요... (But, 솔직히 돈 아깝다;; 값 좀 내려!)

동물원 입장 가격은 성인 1인 기준으로 4천원. 돌고래쇼 포함하면 2천원 추가. 2천원짜리 돌고래쇼 뭐가 있겠냐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가격은 humble하나, 쇼의 수준은 high value..!! 전 필카를 지참했는데, 돌고래 찍느라 필름 다 썼습니다;; (이것들!! 너무 잘 하는 거 아니니!! ^^ 니들은 역시 프로야~)

일기예보에서 오늘은 몹시 춥다고 겁을 팍팍 줬지만, 실제 대공원의 날씨는 상당히 포근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에 쌩쌩 부는 꽃샘바람이 그저 신선하기만 했던 하루입니다. (하긴 저는 바지를 세 겹이나 껴입고 갔으니까요 -_-) 식물원도 들어가서 예쁜 양란도 보고 (다음주부터 '난 전시회'를 하기때문에 현재 조금씩 준비중), 햇볕바라기하는 미미캣이나 바윗돌 위에서 명란젓처럼 나란히 누워 낮잠 자고 있는 표범들 보면서 "꺄아꺄아~ 귀여워~ " 난리부르스 췄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_________^

돌아오는 길, FM으로 오랜만에 들은 양하영의 노래가 한껏 흥분되었던 마음에 잔잔한 마무리를 해주었습니다. 참 순결한 목소리라는 느낌입니다. 물기어린 그녀의 눈빛이 떠올라버렸네요. 박하사탕 한 개도 받질 못하고, 엉덩이 사정이 좋질 않아 은근히 한쪽을 끌어올린 묘한 걸음걸이의 하루였지만, 전 오늘 집을 나서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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