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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도서

쌍화점








"독한 것들.........!! 애썼구나! "

[쌍화점]을 관람한 나의 한줄 감상평이다.


'한국판 색계' 라는 도전장을 낸 모양인데, [색,계]는 필연적인 스토리가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는다는 느낌이고 [쌍화점]은 '왜 저때 저런 짓을 했단 말인가'하는 의문이 줄곧 들게 되는 개연성 약한 진행이 약점이다. 간단히 표현하면 인물들이 제각각 자제력을 잃어버린 덕분에 이야기가 쭈욱 이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마무리에 접어들 무렵에 하품이 좀 났다. 예상대로 진행되는 바람에, 결말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그냥 어떻게 찍었나보자하는 마음으로 버티게 된 거다.


하지만 이 영화를 '파격적인 베드신'에 촛점을 맞추어 홍보를 했기 때문에, 실상 스토리가 어떠니 구성이 어떠니 하는 것은 융통성 없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베드신은 결코 양이 적지 않다. 노출도도 대단했다. 한 회의 베드신마다 상당히 롱테이크(맞는 표현인가? -_-)로 잡았기 때문에, 절대 감질나지 않는다. 어떤 평을 보니 체위가 다양하지 않아 아쉽다는 모니터의 평가가 있던데, 대체 뭘 더 바래? 당신은 그냥 포르노를 봐라. 송지효와 조인성은 정말이지 할 만큼 했다. 아니, '내가 이걸 못해내면 평생의 한으로 남으리..'란 각오였는지 아주 지독하게들 열연했다. (그치만 이 사람들, 첨에는 '정실이 첩실 대하듯' 하더니만 너무 순식간에 빠져버리네..)


동성애 코드는 주진모 한 사람의 배역에서만 드러날 뿐, 전체를 이끌어나갈 정도는 아니다. 단지, 주진모가 지배자(왕)다 보니, 그의 정서에 맞춰 상황이 끌려다녔을 뿐이다. 주진모가 조인성으로부터 무시당하는 것을 못참고 왕의 권위를 휘둘러 피바다를 만드는 동안, 실제로 주제 속에 놓여있던 것은 조인성과 송지효였지 않나 생각한다.


오랜만에 여욱환이나 심지호같은 배우들도 만날 수 있었고, 캐스팅 면에서는 '굿 초이스', 별 다섯개 중에 별 네개 정도는 줄 수 있겠다. 덧붙이자면 무술 연기도 매우 훌륭했는데, 주진모와 조인성의 검술장면에서는 조인성이 지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에서 '줄'의 효과가 노골적으로 드러날 정도로 작위적이라서 잠깐 흥이 깨졌다. 하지만 악기 연주라던가 무술같은 전문적인 연기를 대부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낸 배우들.. 칭찬합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색,계]와 마찬가지로 3-40대 여성의 큰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이성과 함께 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서로 비교될꺼야.. ㅋㅋ) 감독이 뭘 말하고 싶었는지는 인터뷰를 안 읽어서 모르겠지만, 내가 발견한 테마는 "연모" 다.


*** 근데, 거세를 당하고도 다음날 말을 타서 궁뎅이 풀썩거리며 따그닥 따그닥 달린다는 건 좀 무리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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