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얼굴 - 윤상 (1990)

언젠가 본 드라마 중에.. [환상의 커플]이라고..
어렵사리 사랑에 빠진 두 남녀.. 하지만 그닥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길은 없는데..


어느 날.. 오지호가 자기 주변을 맴돌며 칭얼칭얼거리는 한예슬의 얼굴을 붙들고..
'쪽'하고 뽀뽀하며 하는 말이.. "난 할만큼 했다."


하여간..
[남자의 절제]라는 건, 지극히 아름답다..;;


우연히 발길이 닿은 어느 블로그에서도.. 이 글 저 글 읽어보며 주인의 성향을 파악해보니,
/ 유아독존 + 간단명료 + 무념무상 / ... 이라는 나의 이상형 삼박자를 고루 갖춘 타입이라..


지금은 주소는 커녕 주인의 닉네임조차 기억도 나지 않지만..
여튼 그렇게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들이, 난 참 마음에 든다.

(여자는 반대로 솔직한 것이 좋더군..;;)


하지만 지나간 연애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지금껏 적은 말도 다 부질없는 것이..
무뚝뚝한 이성에게는 다른 표현 찾을 것 없이 오로지 '비굴한' 연인으로 남아야 했고,
다정다감한 이성에게는 한없이 여왕같은 태도로 사정없이 비정하게 굴었던 주제에...


그 결과, 전자에게는 상처를 받고, 후자에게는 상처를 준 채 장렬히 막을 내리는...;;;
어디로 보나 '저질'연애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ㅋ

병원 다녀오면서 약봉지 겉면에 내 나이가 만으로 적힌 것을 보고..
일단은 두 살이나 어리게 적힌 것임에도 불구하고, 섬찟했던 것은..


아직도 살 날이 넘 많이 남았어... ㅠㅠ 아고 지겨워 아고 지겨워 ㅠㅠ
이 사람 저 사람 다 떠나보내고.. 뒷정리 다 해놓고.. 가야된다는 건 진정 부담이다;;

내가 오늘, 수입보다는 지출이라는 경제활동을 택했던 이유는,
뭐.. 뻔한 거 아닌가. 모처럼 내 생각을 좀 해주고 싶었다.


먹고 싶은 거 대체로 먹고.. 갖고 싶은 거 웬만하면 갖게 해주고 있지만..
용도를 묻지 않고.. 그냥 막 퍼주고 싶은 날이라서.. 가방이니, 책이니.. 사들이면서


냉장고에 락앤락통 정리하듯.. 여지껏 씻어내지 못한 잡념들을 좀더 분류해봤더니..
아.. 창피해라.. 이거 순전히 자뻑의, 자뻑에 의한, 자뻑을 위한 고민이었는지도.


왜 이리 목이 말라.. 하고 알아본 속내는, 결국 내가 실컷 김칫국 마셔댄 탓이라는 거..;;;;
이러니 더이상 징징댈 수가 없어졌다. 흐이구.. 언제 철드나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