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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쏘세지와 쿵푸팬더

'도덕적인 햄토리' 길러내기




새로 산 바지의 기장을 줄이느라고 반짓고리를 꺼내서 손바느질을 하던 참이었다.


옆에 햄스터 우리를 놔두고 간혹 힐끔힐끗 곁눈질 해가며 한창 바느질을 마쳐가고 있는데, 푸다닥거리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한 녀석이 "찌익~찍~~" 하며 무척 고통스럽게 울었다. 놀라서 뭔 일인가 들여다보니 덩치 큰 녀석이 어린 놈에게 올라타 마구 물어뜯고 있는 게 아닌가!


처음엔 저런 행동들이 그저 지들끼리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하고 넘겼는데, 주변의 얘길 들어보니 햄스터들이 은근 흉폭한 모양이어서 그저께부터는 [무사고 365일]을 기원하며 경계의 시선으로 관찰하는 중인터라... 안그래도 네 마리 중에 두 마리는 덩치도 크고 활발한 반면, 나머지 두 마리는 코가 아직 분홍껍질에 쌓인 애기들이라서 적잖이 걱정이 되었드랬다.


아닌게 아니라 애기들은 늘 한 귀퉁이에 서로 엉켜 잠을 잔다던가, 깨어서 놀 때도 이상하게 바닥이 아니라 2층 중간덮개 위에 올라가서 옹송거리고만 있길래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다. 내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다. 저 퉁퉁한 두 악당이 우리 연약한 애기들에게 툭하면 시비를 걸고 있었던 거다. 난 현장을 보고 완전 열받아 버렸다;;;


곧장 우리 문을 열고 여전히 공격삼매경인 악당 1호를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구속..-_-
바로 꺼내다가 모가지 꽉 잡고 기냥 무지막지하게..




패줬다............ ㅠㅠ




손가락 모아쥐고 궁뎅이를 때려줬는데, 내 딴엔 힘을 조절했다지만 아마 햄스터 입장에선 내장까지 흔들렸을거다. 거기다가 느닷없이 곤장 맞느라 넋이 나간 동물한테 대고 왜 애기들 괴롭히냐며 바락바락 악까지 썼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눈물이 그렁거릴 정도로 화가 나 있었다는 거.. (주접이다)


몇 마디 훈계를 마치고 다시 우리 안에 던지듯이 집어넣었더니, 맞은 놈은 충격이 컸는지 한 구석에 가서 등 돌리고 앉아 멍때리고 있지 뭔가. 그 꼴을 보니 또 우울해졌다. 아무튼 애들은 전부 잠잠해져서 난 다시 바느질감을 집어 들었는데, 저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자빠져 자느라고 상황파악 못한 악당 2호가 부시시 일어났다.


대체 오늘이 무슨 날이냐...? 햄스터 제삿날이냐...? 이번엔 악당 2호가 잘 쉬고 있는 애기한테 덤볐다가 또 나한테 걸렸다. 그 담부턴 반복.  우리 열고/ 체포하고 / 꺼내서 엉덩이 때리고/ 일장훈계 하고... ㅡ,.ㅡ;;


오늘의 소동으로 나는 결심했다.
저것들도 새끼손톱만한 뇌가 있다면 언젠간 정신 차리겠지. 이제부터 걸리는 족족 잡아다 때려줄 작정이다.
하지만 손으로 때리는 것은 감정이 격할 때 힘 조절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매를 하나 만들어놓던가 해야겠다.
(커피용 납작빨대라도...)


아휴, 하지만 내가 저것들을 24시간 지켜볼 수도 없고. 차라리 집을 하나 더 사서 갈라놓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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