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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도서

꼬마 니콜라









돌아온 꼬마니콜라(전5권 SET) 상세보기



요번에 도서관이 새단장을 하고 문을 열어서 종종 들러보고 있다. 새단장과 무슨 상관이냐면..
그 전에 6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도서관이 문을 닫았었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_-;;
처음엔 대개 신간 코너에서 서성대다가 요즘 파박~하고 떠오르는 책 제목이 있어서 한창 검색해다가 찾아보는 중인데..


그게 바로 저 사진 속의 [꼬마 니콜라] 시리즈이다.



내가 어릴 때엔 집에 있는 책들이 죄다 누렇게 바래고 글씨가 깨알같은 책 뿐이었다.
최대 열 살의 차이가 나는 오빠들이 소년시절에 읽던 책들을 물려받았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어쩌다 날 위해 책이 새로 생겨도, 새 책이 아니라 어디서 인수받은 책이라 오십보 백보의 수준..


그치만 일반 가정집 치고는 책이 많긴 많았다. 사촌들이 놀러와서 경탄한 적도 많을 정도로..
여하튼 그러다보니 어떤게 어린이용 도서인지도 구분이 안 되서 아무거나 집히는 대로 읽거나,
아니면 옆에 씌어진 제목만이라도 왔다갔다 지나가면서 눈동냥으로 익힌 것이 지금 가진 얕은 지식의 밑거름이다.


나는 그때 약간의 활자중독 증세가 있어서, 신문광고에든 과자포장지에든 글자가 있다면 하나도 안 빼놓고 읽어댔다.
읽을 책이 정 없으면 국어교과서라도 몇 번씩 읽었던 기억도 난다. (그러나 학교성적은 간신히 중상 정도..;;)
덕분에 당시에는 읽는 속도가 무척 빨라져서, 친구들하고 누가 책을 빨리 읽나 내기를 하면 당연히 이겼다.


(내가 생각하는 책이라는 물건의 최고의 아름다움은 뭐였을까?
그건 바로..  올바른 맞춤법과 띄어쓰기..
아는 단어가 틀린 맞춤법으로 적혀있으면 매우 신경이 쓰이는 그런 성격이다..)



적다보니 심한 자랑같은 느낌이.. (넘 재수없어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백치 그 자체임..)
아, 그리고. 하고자 했던 얘기는 다른 것이 아니라, 사진 속의 도서. [꼬마 니콜라 (이하 [니콜라])]의 얘기다.
[니콜라] 역시 집에 있던 책 중에 하나로, 포켓북만한 작은 판형에 세로줄 인쇄였던가.. 암튼 읽기가 쉽지 않았던 책이다.
표지에 그려진 그림(삽화 - 쟝 자끄 상빼)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 들춰본 책이었는데,
국민학교 3-4학년 쯤 되었을 때라 지금 생각하기엔 힘겨운 도전이었을 것도 같지만...


결과는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대만족. 엄청나게 재미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2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이 책에 빠져있다. 미발표작품까지 출판되었기 때문에.


[니콜라]의 작가인 르네 고시니는 1977년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지금도 새롭게 출간되고 있다.
[니콜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학교와 집, 그리고 이웃을 통해 겪는 일들을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고 있다.
대개 책에 등장하는 어린 주인공들은 용기와 기지로 역경을 헤쳐 나가거나, 천진난만하거나, 환상의 세계에 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니콜라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애가 상당히 뻔뻔한데다, 희노애락이 뭔지를 안다.
엽기적이거나 영악한 정도는 아니지만, 현실적인 시츄에이션에 대해 어린이다운 결론(깨달음)을 내린다.


물론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어른의 권위를 강조하지만 사실 아이나 다름없는 철 없는 어른들이라든가,
다소 엉뚱한 결론을 내긴 해도 사고(思考)의 인과관계가 확실한 어린이들의 대사로부터 끝없이 웃음짓게 된다.
이 책이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에는 내용의 발랄함에도 있지만, 장 자끄 상뻬가 그린 시사만화같은 삽화도 한 몫을 했다.
대충 펜으로 슥슥 그린 것 같고, 수십 명이 등장해도 '그놈이 그놈'같은 무심한 캐릭터지만, 그림이 참 따뜻하다.






책을 읽다보면 '삽화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그림에는 유머가 넘치고 활기가 가득하다.
금상첨화 & 화룡점정 & 대단한 커플.. 이 책의 작가와 삽화가로부터 느끼는 감상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만담꾼 '장소팔과 고춘자'처럼 환상적인 호흡을 맞춘 고시니와 상뻬 아닐런지.. ^^;


앞으로의 내 목표는, 이 두 사람의 입김이 닿은 책들을 모조리 섭렵하는 것이다. 적어도 구할 수 있는 한은..
지금은 읽는 속도가 느려터져서, 마음만 조급할 뿐 쉬이 달성하지는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그래도 노력할거다.
적어도 내가 니콜라를 읽는 동안에는, 아마 작은 일에도 훗~하고 웃을 수 있을거야. 내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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